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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기 -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탐구몬 2020. 11. 29.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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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삼진 그룹 영어 토익반> 리뷰-*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영화 포스터

 

 시대적 배경 1995년, 그 시대를 살아온 이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그 시절이 새로운 이들에게는 90년대 레트로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장면들로 이루어져 있어 보는 이들을 흥미롭게 할 요소들이 많이 등장했다. 거대하게 큰 컴퓨터, 레트로풍 글꼴, 촌스럽지만 감각적인 90년대 유행하던 헤어스타일과 패션, 공중전화와 삐삐 등 감수성을 자극하는 요소로 충분했다. 

 

 

이자영(고아성) 스틸컷

 

이자영(고아성), 정유나(이솜), 심보람(박혜수) 세 친구들은 삼진이라는 대기업의 경리로 일하고 있는데, 상고 출신의 직장여성이라는 사회적위치에 놓여 당시 여성으로서 당당할 수 없는 주변 인식들에 둘러쌓여 지금과는 사뭇 대조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 시절을 살아보지 않은 한 사람으로써 당시 직장여성들이 견뎌야 할 무게가 컸음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세계화에 발맞추고자 토익열풍이 불어닥치고 토익 600점을 넘기면 대리로 특진시켜준다는 공고가 뜨자, 세친구들을 포함한 삼진의 여직원들은 영어 공부에 매진하게 된다. 연차가 쌓여도 늘 말단, 결혼하면 경력이 단절될 수밖에 없는 여성들이 당당한 여성으로써 지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로 등장한 것이다. 

 

 

 

 한편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날, 자영(고아성)은 삼진 공장이 있는 한 시골에 방문했다가 하수장에서 폐수가 방류되는 모습을 목격하게된다.

하천에 죽어있는 물고기떼, 병들어가는 농작물과 마을 주민들을 본 자영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친구들에게 알리게되며 사건의 전말을 파헤치게 되는 에피소드가 그려진다. 내부고발이라는 자칫 어두워질 수 있는 스토리를 이들의 용감하고 당돌한 캐릭터의 모습으로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스토리로 풀어낸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사회의 부조리를 바꾸기 위해 두려움을 넘어선 용기로 다가서는 모습에서 멋짐을 느꼈고 저 상황이라면 나는 어땠을지, 어떤것이 더 옳은것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자영(고아성), 정유나(이솜), 심보람(박혜수) 스틸컷

 

 다만, 예상되는 전개와 매력있는 캐릭터들이지만 밋밋하게 풀어지는 수사과정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어떻게 보면 90년대 감성 그대로 지금보다 순수했던 방식으로 그려나가기 위한 장치로 만들었을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조금 더 흥미로운 방식으로 풀었으면 좋았을것 같기도 하다. 90년대 힙한 을지로 감성을 그대로 연출한 장면들은 보는내내 눈이 즐거웠고, 무거운 내용을 가져왔지만 다른 내부고발을 다룬 영화보다는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기억에 남는 대사는 삼진그룹 부장(김종수)이 심보람(박혜수)에게 남긴 대사인데, 

"사람들이 이만큼, 저만큼이라고 정해놓은 것에 들어가려 애쓰지말고 그냥 네가 하고싶은거 하면서 살아봐." /

"세상이 갈수록 더 안좋아지는 것 같지? 그런데 옛날이 참 좋았다고 말하기에는 그 시절을 살아보지도 않았으면서 그 시대를 겪은 사람들에겐 너무나 무책임한 말인 것 같아." /  참 마음에 와닿고 여운이 남는 대사였다.

 

점점 추워지는 겨울, 거리두기로 힘든 요즘.  잔잔하지만 작은 반전과 통쾌함이 있는 이 영화를 보면서 일상 속에 재미를 추가해 보면 어떨까.

 

*이미지출처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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